새로움에 대한 열망은 항상 기회와 탄압 사이에서 커지거나 사라져 간다.
많은 암호화폐 지지자 및 사용자들 사이에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SEC(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는 그동안 수많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멈춰있던 화폐의 진화를 방해하는 악당으로 인식되고 있다. 한 세기 먼저 금융이 일으킬 수 있는 대재앙을 경험했던 미국 정부는 외양간을 고치고자 미국 대통령 직속의 독립관청, 준사법적 권한까지 가지고 있는 증권거래위원회를 설립하게 된다. 대공황 이전, 각 주별로 감독 되던 증권시장은 내부자거래 나 주가 조작 등의 탈법행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런 불공정 거래에 대한 철저한 응징을 증권시장에 가하면서 SEC는 “공정함”과 “엄격함”을 시장에 뿌리 내리며 영향력을 얻게 된다. 이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와 함께 알려지게 된 미국 내 다단계 금융사기 등에 대한 관리 감독이 부실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SEC가 더욱 강력하게 시장을 감독하게 만들며, 여기에 중국과의 경제 갈등이 안보 갈등으로 번지게 되고, 중국기업들에 의한 기술, 혹은 기밀 유출에 대한 의혹이 커지면서 정보 요구 거절에 대한 상장폐지 법안까지 만들게 된다. SEC는 미국 증권시장의 부패를 막고, 이 시장에 투자하는 모든 사람들을 보호한다는 목적이 명확하게 존재한다. 금융 범죄에 가혹한 처벌과 금융상품에 대한 전방위적 감시 자체가 SEC이다.
미지의 인물인 “사토시 나카모토”에 의해 탄생한 비트코인은 블록체인 기술을 보편화 시키며 탈중앙화한 여러 암호화폐 탄생을 가능하게 했다. 많은 암호화폐의 탄생은 실물과 같은 동등한 가치를 교환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개념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심을 받았기에 기존 경제 시장에서 받아들일 수 없는 개념의 자산 이었다. 화폐발행과 가치에 대한 관리는 한 국가의 신용도를 결정하는 아주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탈중앙화"를 외치는 암호화폐는 정부 자체에 대한 신뢰에 커다란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국가가 암호화폐를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암호화폐의 거래 방식인 블록체인은 다양한 디지털 자산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하여, 미술품, 음악과 같은 저작권, 건물의 다중 소유 방식 등의 조각 투자상품 혹은 이른바 토큰 증권으로 탄생하게 되었다. 이는 새로운 투자 시장의 확대가 무척이나 중요한 증권사 및 금융사에는 반드시 잡아야 하는 거래 상품이 되었고, 자연스럽게 기존 투자시장에 블록체인 기술이 들어올 수 있게 된 계기가 되었다.
이렇게 기존 증권사들이 발행하는 블록체인 상품은 자본시장을 관리하는 법의 테두리에 들어오게 되었고, “탈중앙화" 된 상품은 자본이 되면서 기존 화폐가치와 교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증권에 대한 개념을 설명하자면, 투자 자본이 투자 이익을 기대하여 제3자의 운용으로 공동의 사업에서 수익을 얻는 것이다. 이러한 증권은 투자자와 금융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자본시장법 등과 같은 법률에 따라 관리되는데, 블록체인을 이용한 증권상품은 여러 암호화폐 중 일부 화폐를 증권상품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계기가 된다.
비트코인과 같이 채굴이라는 방식으로 발행되는 암호화폐는 관리하는 주체가 없는, 탈중앙화의 대표적인 암호화폐이며, 리플은 "리플랩스"라는 회사에 의해 발행되고, 관리되는 대표적인 암호화폐이다. 즉 비트코인은 관리하는 제3자가 없기 때문에 “증권"으로 분류가 안되지만, 리플과 같은 암호화폐는 관리주체가 존재하기 때문에 “증권"으로 분류될 수 있는 것이다. 리플이 국제송금의 간편화를 위한 목적을 가지고 발행되기 때문에 증권으로 인식될 수 없다고 설명하는 리플랩스의 입장이 현재 SEC와 대립하면서 소송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SEC 입장에서 리플랩스가 발행하는 암호화폐가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로 인정되는 순간, 비슷한 형태로 투자시장을 교란할 수 있는 불법 상품에 대한 관리가 힘들어질 것이다. 반대로 리플이 증권으로 인정되면 활성화 되어가는 암호화폐 시장이 움츠러들 수 있는 것이다.
ETF와 같은 상품으로 암호화폐가 대중화되면서 실제 가치를 얻고 있는 상황에서 SEC 와 리플의 소송전은 마치 보수 와 진보의 대리전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현재 미국 보수층에서 암호화폐를 옹호하고, 진보층에서 미지근한 입장을 보인다. 그만큼 암호화폐의 대한 정의는 아직도 내려지지 않아 보인다.
'비트코인' 카테고리의 다른 글
트럼프와 비트코인 (0) | 2024.11.25 |
---|---|
트럼프 2기 (0) | 2024.11.17 |
재건축에 관한 간단 상식(2) (0) | 2024.10.20 |
재건축에 관한 간단 상식(1) (0) | 2024.10.13 |
중국경제의 부채 (0) | 2024.09.29 |